5월 25일 - Working

skyelee 2019. 5. 27. 05:36

 

Robert Caro Working: Researching, Interviewing, Writing 읽었다. 로버트 케이로는 저널리스트이자 전기작가다. 그의 저서이자 퓰리처상 수상작인 파워브로커(The Power Broker) 40년동안 뉴욕시티를 개발하면서 선출되지 않았으면서도 막강한 정치적 파워를 행사한 리처드 모세스(Richard Moses) 일대기를 다뤘다. 그의 두번째 프로젝트는 미국 대통령 린던 존슨(Lyndon Johnson) 전기 시리즈물. 하나도 퓰리처상을 받았다.  두 방대한 프로젝트를 꿰뚫는 그의 평생 관심사는 정치권력이 형성되고 작동하는 방식이다. 

 

그의 전기의 장점은 방대한 자료조사를 바탕으로 사실에 근거한 이야기 전개와 동시에 독자들이 역사적 인물의 경험을 스스로 그 현장에서 느끼고 경험하는 것처럼 묘사하는 탁월한 서사드라마적 스토리텔링이다. 이 책을 읽으며 그의 작업 과정의 철저함에 감탄이 절로 나온다. 근거를 찾기 위해 방대한 역사적 사료를 하나하나 빠짐없이 뒤지고 실마리를 찾으면 관련인물을 추적해 인터뷰하고 관련 사실 자료를 빼곡히 뒤져 역사적 현장의 그림을 머리속으로 그려나간다. 리처드 모세스에 대한 책을 쓸 때 522번의 인터뷰 하다가 세기를 그만뒀다고. 린던 존슨 책을 쓰기 위해 천번 정도 인터뷰했다. 역사적 현장 속에서 역사적 인물이 직접 경험하는 감정이나 생각, 행동들을 스스로 머리속에 생생하게 그려낼 있을 때까지 주변 인물들을 찾아가고 인터뷰하고 되묻고 장소에 직접 찾아가고 확인한다.

 

책을 읽으면서 눈에 띄 것은 부인인 아이나 케이로(Ina Caro) 역할이었다.  부인은 그의 저술을 돕는 연구원이면서 절대적 후원자였다. 남편이 자료를 조사할 부인 역시 아침부터 저녁까지 도서관으로 출근해 함께 사료를 샅샅이 뒤졌다. 남편이 리처드 모세스의 책을 쓰느라 돈이 없을 부인은 집을 팔아 생계를 유지했다. 린던 존스의 책을 당시 린던 존슨의 가족과 어릴 친구들에게 진솔한 이야기를 듣기 위해 린던 존슨의 텍사스 촌동네 생가 근처로 이사가자고 남편이 제안했을 부인은 기꺼이 짐을 쌌고 3년을 그곳에서 살았다. 이 책의 시작에 이 책을 부인인 아이나에게 바친다고 되어있다. 

 

(그의 부인 아이나 케이로에 대해 궁금해서 인터넷을 검색해보니 역시 역사연구자이자 권을 저술한 저자였다. 아이나 케이로의 분야는 프랑스 역사. 그는 프랑스의 역사를 엮은 여행서 두 권을 썼고 비평가들에게 호평을 받았다. 역사에 대한 저술작업에 대한 열정을 공유했기에 가능한 지원이었다. ) 

 

책은 자신의 저술작업의 뒷이야기자료조사와 인터뷰, 저술과정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인터뷰할 때마다 진실스럽지 않은 이야기만 하던 린던 존슨의 동생에게서 린던 존슨의 어릴 아버지와의 관계에 대한 진실을 듣기 위해  린던 존슨의 동생을 생가에 데려가 어릴 경험을 회상하게 만들었던 이야기, 텍사스 출신으로 워상턴에 상경한 젊고 야망찬 린던 존슨이 매일 새벽 5시반경에 달려서 출근했다는 이야기를 인터뷰에서 듣고 직접 새벽 5시반에 워싱턴에 가서 젊은 린던 존슨이 접했을 워싱턴의 아침이 열리는 광대한 풍광을 경험하는 이야기, 리처드 모세스를 인터뷰할 당시 느낀 모세스의 넘쳐나는 천재성과 광대한 비전, 사람들을 사로잡는 카리스마, 불타는 야망, 잔혹할정도로 무자비한 추진력에 대한 묘사 ... 따분하기 쉬운 저술 작업에 대한 이야기 조차 아주 흥미진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