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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8일 - 짝짝이 신발일상 2019. 4. 19. 10:32
아침에 정신없이 일하러 나와서 주차장에서 막 내리는데 발의 느낌이 뭔가 이상했다. 발을 보니 글쎄 신발이 짝짝이가 아닌가. 짝짝이도 이런 미스매치가 없다. 한짝은 정장 신발 (회색) 한짝은 운동화 (보라색)가 아닌가. 평생 정신머리 없이 살았어도 이런 실수는 난생 처음이다. 10분후에 사람들 앞에 서서 이야기해야하는데 어쩌나. 신발 사러갈 시간도, 신발을 빌릴 만한 사람도 없었다.
그래서 눈 딱감고 짝짝이 신발을 신고 사람들 앞에 섰다. 무슨 사연이 있다고 생각하겠지. 한쪽 발이 갑자기 부었다던가. 한쪽 발에 붕대를 감았다든가 말이다. 가장 앞에 앉은 사람이 계속 내 발을 보면서 실실 웃는 것 처럼 느껴졌지만, 그냥 아무일 없는 척 했다. 남이 짝짝이 신발을 신은 것이 좀 이상하긴 해도 뭐가 중요하겠어. 자격지심이야. 그냥 무시하자. 그 김에 짝짝이 신발 신고 장도 보고 왔다.
인생의 극장에서 오늘 갑작스레 혼자서 코미디를 한편 찍었구나. 누군가가 날 보고 이상하게 생각했다면 작은 코미디 하나 선사했다 생각하니 마음이 편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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