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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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월 단상단상 2019. 8. 7. 01:42
매일 할 것이 많아서 매일 적기를 포기했다. 기억하고 싶은 것을 중심으로 때때로 적고 싶다. 주로 책에서 읽은 이야기를 중심으로. 블로그를 운영한지 6개월은 되었으므로 기념으로 타로 식스 스워드 카드를 보았다. 돌봐야 하는 아이와 함께 고개를 숙이고 가슴에 고민을 안고 아니면 가슴속 비수같은 고통을 감내하며 어디로 향하는지 보지 않은채 배를 타고 어디론가 떠나가는 사람. 그리고 그 뒤에서 배의 노를 저어주는 사람. 나 역시 나에게 소중한 것들과 그리고 내면의 고민과 함께 어디론가 떠나고 있지만,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똑똑히 마주할 용기도 없지만, 내가 보이지 않은 뒷편에서 나에게 주어진 길을 갈 수 있도록 돕는 추진력을 주는 무언가가 있음을 믿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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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9일 - 5달 단상단상 2019. 7. 9. 23:20
블로그 글을 한달이상 쉬었고 그동안 책도 읽지 못하고 생각할 시간도 없었다. 사색의 시간은 언제나 그립다. 사색의 시간은 내가 누릴 수 있는 최고의 사치이다. 일일일서라는 블로그 타이틀이 무색하긴 하지만 다시 글을 올리기를 시작해보자. 지난 한달간 그대신 가족들과 시간을 보냈다. 40세가 넘어 가족과 보내는 시간은 낯설면서 친밀한 감흥이다. 친밀함은 지금까지 함께 지지고 볶은 역사때문이고 낯섬은 함께 나이가 들어가고 변하고 서로의 삶의 괘적이 달라지면서 따라 새롭게 맺어지는 관계들이다. 나이든 후 만나는 과거의 사람은 언제나 애잔한 느낌을 동반한다. 5개월 단상으로 타로 5컵 카드를 들여다 본다. 세개의 컵이 쓰러져 있고 한 사람이 이를 슬퍼하고 있다. 하지만 그의 뒤에는 두개의 컵이 온전히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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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3일 - 의견차이단상 2019. 6. 5. 10:05
타인의 의견과 나의 의견이 다를 때 우리는 타인의 의견이 틀렸다고 단정짓기 쉽다. 내 의견은 내가 직접 몸소 체험한 생생한 경험에 근거한 것이기 때문에 내 의견이 확실하다는 느낌이 든다. 하지만 타인의 의견 역시 타인이 직접 경험한 삶속에서 형성된 것이고, 타인의 경험은 내가 알수 없고 직접 경험하지 못한, 무지의 영역이다. 이럴 진대 내가 타인의 의견이 틀렸다고 섣불리 단정지을수 있겠는가. 내 의견 역시 내 경험과 내 인식 안에서 한정되고 틀지어진 것이라는 것을 돌이켜본다면 내 의견이 반드시 맞다고 단정지을 수 있겠는가. 친구랑 이야기하면서 내가 그의 의견을 내 생각에 맞춰 재단하고 있는 것을 느꼈다. 물론 친구 역시 나의 이야기를 그의 경험과 가치관에 맞춰 해석하는 것을 느꼈다. 서로 살아온 인생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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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31일 - 4달 단상단상 2019. 6. 1. 10:25
블로그를 시작한지 4달이 되었다. 이번 달에는 가족일로 일주일 이상 중간에 쉬었다. 일주일 이상 쉬고 나니 블로그 글올리는게 뭐가 대수라고 돌아오기가 생각보다 어려웠다. 다음주말부터 가족일이 많고 중간에 여행일정도 잡혀있어 블로그를 당분간 쉬어야 할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쭉 쉬지않고 격일, 또는 삼일에 한번이라도 올려보도록 하자. 블로그 4달 기념으로 타로카드 4 스워드 카드를 들여다본다. 세개의 칼날의 정면을 찔릴 듯 마주하고 하나의 칼을 나란히 옆에 둔 채 조용히 누워서 명상하고 있다. 손은 앞으로 모아 기도하는 모습이다. 칼날과 인물이 적막한 긴장감을 이루고 있지만 저너머 스테인드글라스가 영롱하고 따뜻한 빛을 더한다. 마치 지난날의 고통이나 앞으로 헤쳐나가야할 고난에 대해 고요히 명상하고 있는 것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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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2일 - 결혼생활단상 2019. 5. 23. 23:13
“Only one of you can go crazy at a time. If your mate is acting crazy, it’s not your turn! (My wife of nearly 50 years and I both agree with this rule.)” — Barry Brownstein, Columbus, Ohio 한번에 단 한명만이 이성을 잃고 행동할수 있다. 만약 너의 배우자가 비이성적으로 군다면 지금은 네 차례가 아니다. (50년동안 함께 산 아내와 나는 둘 다 이 규칙에 동의하고 있다.) -- 뉴욕타임즈에 실린 행복한 결혼 생활의 비결. 베리 브라운스틴은 독자인거 같다. 나는 감히 이것이 행복한 결혼생활을 유지하는데 가장 중요한 비결이라고 본다. 이 짧은 말에 결혼생활의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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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일 - 손가락단상 2019. 5. 3. 13:43
1. 아이가 엄마에게 묻는다. “엄마는 내가 더 좋아, 내 동생이 더 좋아?” 한국의 엄마가 흔히 하는 대답. “손을 펴봐. 깨물어서 안아픈 손가락이 없지? 다 똑같이 사랑해.” 2. 다음은 줄리 입-윌리암스의 The Unwinding of the Miracle (어제 읽은 소감을 올린 책임)에 나오는 이야기다. 내 기억에 따르면 대충 이야기가 이렇다. 저자 줄리는 자신의 아빠가 언니와 오빠 보다 자신을 가장 예뻐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아빠 역시 실제로도 그렇게 말하고 다녔단다. 줄리가 물었다. “아빠는 왜 나를 제일 좋아해?” 아빠는 줄리에게 이렇게 말했다. “손을 펴봐. 손가락 길이가 다 다르지? 더 예쁜 애가 있고 덜 예쁜 애가 있는 거야.” 줄리는 아빠가 자신을 편애했어도 오빠와 언니에게 미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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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30일 - 석달 단상단상 2019. 5. 1. 07:51
1. 그냥 시작한 것이 벌써 석달이 되었구나.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한 것이 오히려 석달동안 지속할 수 있던 원동력인거 같다. 계속 가벼운 마음 만 가져간다면 꽤 오랫동안 할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2. 세상에 재밌는 건 많으나 내가 그것을 즐길 만한 정신력이나 에너지가 없는 경우가 많다. 해야 할 일 많고 정신없을 수록 읽고 싶은 책도 많아지고 그럴 때일수록 더 갈피를 더 못잡겠다. 너무 다양한 책을 읽기 보다는 기간을 정해서 한 주제에 대한 책을 주로 읽는 것도 방법이겠다. 하나의 주제를 정해서 깊이 파고들어 책을 쓴 많은 저자들에 경의감을 표한다. 3. 이미지는 라이더 웨이트 타로 카드 중 쓰리 컵. 삼개월을 축하하는 기분에 걸맞는 것 같다. 삼이란 숫자는 묘하게 안정적인 느낌이다. 글을 쓸 때도 세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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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26일 - 조현병단상 2019. 4. 27. 14:59
요즘 뉴스를 보면 정신질환자들의 범죄가 많이 나온다. 특히 조현병환자들이 저지른 살인 사건들이 많이 보도된다. 요즘엔 치료제가 잘나와서 망상이나 환청은 약만 잘 챙겨 먹어도 많은 경우 조절이 가능하다고 한다. 이런 기사들을 읽으며 조현병 환자는 위험하다가 아니라 제대로 치료받지 못하고 내버려진 조현병 환자들이 얼마나 많은가에 대해 초점이 맞춰졌음 좋겠다. 이런 보도들이 더욱 조현병환자들을 소외시키고 매장해서 더욱 치료에서 멀어지게 하지 않을지 우려스럽다. Elyn Saks 서든캘리포니아대 법대교수는 자신의 조현병의 경험에 대한 책도 쓰고 테드 강연도 했다. 그에 따르면 조현병의 망상은 마치 깨어있을 때 악몽을 꾸는 것과 같다고 한다. 우리는 꿈을 꿀 때는 꿈속에서 벌어진 일이 사실이라고 믿는다. 꿈 속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