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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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7일 - 대청소일상 2019. 5. 29. 06:54
이번주와 다음주는 대청소의 주간으로 정한다. 매일 두세시간씩 집안 곳곳을 정리하고 치우도록 한다. 정리정돈에는 정말 재주가 없지만 해야하는 일은 해야 한다. 하루에 한구역씩 하도록 하자. 한해 오래 묵은 때를 벗기는 주간이다. 유리창, 화장실, 옷장, 가구의 먼지털기 등. “12 Rules for Life”를 쓴 심리학자 조단 피터슨은 인간의 삶은 복잡하고 혼란스러운, 언제라도 갑자기 나의 삶을 흔들어놓을 무언가가 확 튀어나올 것 같은 카오스적인 삶에 질서를 부여하는 것이라고 했다. 주변 정리정돈이야말로 삶의 혼돈에 질서를 부여하는 일상의 과정이다. 나는 삶을 종종 이유없이 혼돈스럽게 느끼는데 주변 정리정돈을 잘 못하기 때문인거 같기도 하다. 다시 태어난다면 정리정돈 잘하는 사람으로 태어나고 싶다. 남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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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8일 - 엄마일상 2019. 5. 9. 05:32
급격히 병세가 악화된 엄마. 거동 조차 못하고 아빠 앞에서 아빠를 찾았다고 한다. 내가 “엄마 내가 누구야”라고 물으니 아주 조그만 목소리로 내 이름을 말한다. 아직은 의식이 있으시다. 엄마는 15년 이상 아프셨다. 이제는 아프지 않았던 엄마의 모습이 생소할 지경이다. 근데 최근 병세가 급격히 안좋아졌다. 의사는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고 한다. 이 상태로 꽤 오래 갈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최근에 친구 어머니가 갑자기 돌아가셨다. 활동적이고 건강하시던 분인데 갑자기 암 말기 진단받으셨고 바로 돌아가셨다. 친구가 상심이 너무 크다. 최근 갑자기 병세가 안좋아진 엄마와 이미지가 교차되었다. 엄마가 존재하지 않는 세상에 대해 뼈저리게 상상을 해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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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28일 - 봄일상 2019. 4. 30. 00:44
봄이 오고 꽃이 피고 날씨는 좋은데 마음이 무기력하다. 신기하게도 봄은 너무 아름다운데 몸이 나른해져서 매년 그 아름다움을 제대로 못즐기는 것 같다. 아 움직이기 귀찮다. 밖에 좀 나돌아 다녀야 겠다. 두 달전에 심었던 페투니아씨가 어느정도 자라서 좀더 큰화분으로 옮겨줘야 하는데 하기기 너무 귀찮다. 씨앗이 좋지 않은지 큰 꽃 페투니아는 싹이 거의 나지 않고 나온 것 몇 개도 몰살했다. 겹꽃 페투니아 싹은 많이 살아남았다. 꽃 이외에도 고추도 심을 예정이다. 근데 올해에는 싹들의 건강함이 예년만 못해서 여름 내내 잘 자랄지 걱정이다. --- 그 다음날, 페투니아 모종을 좀더 큰 화분으로 옮겨심었더니 마음이 편하다. 30분밖에 안걸리는 걸 하기 위해 게으름부리고 망설인 시간만 몇시간은 쓴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