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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24일 - The Body Keeps the Score책 2019. 2. 25. 09:25
트라우마 치료 전문 정신과 의사인 Bessel van der Kolt의 “The Body Keeps the Score”를 읽었다. “트라우마는 몸에 기록돼 있다”라고 번역해야 할까. 잘은 모르겠다.
트라우마의 환자에게는 두가지 현실이 동시에 존재한다. 지금 벌어지는 현재와 함께 공포스럽고 무력한 과거가 플래시백의 형태로 출몰한다. 트라우마의 플래시백은 그 당시가 현실처럼 생생히 재생되는 것이다. 시각 청각 촉각 후각 등 생생한 감각정보가 눈앞에 실제로 벌어지고 있는 것처럼 재생될 뿐만 아니라, 주체할 수 없는 감정과 이에 따른 격렬한 신체적 반응도 함께 경험하는 것이다. 사실상 지금 당장 벌어지는 것처럼 말이다.
트라우마는 두뇌에만 저장되어 있는 것이 아니다. 트라우마는 몸에 저장돼있다. 트라우마를 겪은 환자들은 상시적으로 불안하고 아무 일이 없어도 스트레스 레벨이 높고 몸에는 긴장이 가득하고 어깨는 쳐져있고 숨은 얕고 일상생활에 흥미가 없다. 울분 공포 무력감이 체화돼 있다.
트라우마의 치료는 몸 전체를 다시 훈련시키는 것이다. 너를 현재 괴롭히는 것은 이미 지나간 과거라고, 지금은 안전하다고. 약물치료나 상담치료 뿐만 아니라 요가, 뉴로피드백, EMDR, 연극, 댄스, 상황극 등으로 몸 전체를 함께 치료해야 한다. 몸이 안전을 체화하는 것, 그래서 자신의 몸을 스스로가 컨트롤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내가 지금 안전하다는 느낌. 얼마나 기본적이면서도 소중한 것인가. 이 책을 읽으며, 세상에 말해지지 않은, 웅크려져 드러나지않는 트라우마의 경험이 얼마나 많을까에 대해 생각해봤다. 홀로 공포스러운 과거의 경험을 말없이 견뎌내고 있는 수많은 사람들을 떠올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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